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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10 15 위수령 30주년 기념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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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9-05 18:26 조회1,5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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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10 15 위수령 30주년 기념 선언문


 박정희 정권의 군사독재에 저항하는 대학생들의 민주화 요구를 탱크로 짓밝은 1971년 10월 15일의 위수령 발동이 벌써 30년이 되었다. 전국 주요대학의 휴업령, 그리고 2백 여명의 대학생들에 대한 학사제적과 강제징집으로 종결된 이 위수령 발동은 얼마 뒤 한국현대정치사에서 가장 어두운 시절이었던 유신체제, 79년의 12 12 군사반란과 80년의 5 18 광주학살로 이어진 바있다. 이 점에서 71년의 10 15 위수령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한국민주주의의 중요한 역사적인 분수령이었다.


당시 제적과 강제징집을 당했던 대학생들의 모임인 우리 71동지회는 10 15 위수령 발동30주년을 맞아 우리의 새로운 감회를 밝히고자 한다. 한 마디로, 지난 30년은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영욕의 시절이었다. 그 가운데 전반부 15년은 유신과 12 12 군사반란, 80년 5월 광주의 비극, 그리고 전두환 정권이라는 어둠이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후반부 15년은 비록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나름의 성과를 거둔 시기였다. 87년 6월 민주항쟁을 통해 민주화의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었고, 비록 양김의 분열로 5년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40여년만의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권이 출범할 수 있었으며, 이어 ‘국민의 정부’를 표방한 김대중 정권도 탄생하였고, 아직 부족하고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민주화가 진전되고 또 오랜 남북대립을 넘어서려는 노력도 이루어지게 됐다.


이점에서 우리 71동지회는 험난했던 민주화 운동에 미력이나마 기여했다는 사실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이 자리를 빌어 민주화투쟁 과정에서 목숨을 잃거나 희생된 선배, 동지, 후배들에게 심심한 애도와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특히 우리 71동지회는 71년 제적과 강제징집 이후에도 각계 각 분야에서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 왔으며, 민주화운동이라는 이름을 팔아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진 군사정권에 들어가 이들에 협력한 회원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수령 발동30주년을 맞는 우리71동지회는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그것은 우리 사회가 사회, 경제 민주화는 말할 것도 없고 가장 초보적인 정치적 민주화 조차도 아직 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여야 정치권은 모두 정략에 사로 잡혀 국민적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고 어렵게 획득한 정치적 민주주의의 제도들도 형해화(形骸化) 되고 있다.


국민들 역시 지역주의의 포로가 되어 나라는 갈기갈기 찢겨지고 증오의 정치가 판을 치고 있다. 또 경제위기와 이의 극복을 위한 김대중 정부의 시장만능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의해 빈부격차는, 통계집계를 시작한 1979년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벌어져 많은 서민들은 생활고에 신음하고 있다. 게다가 민주화운동세력이었던 김영삼, 김대중 정권의 실정에 대한 국민의 실망에 따라 박정희 향수가 국민들 사이에 퍼져 가고 있고 이같은 정서에 편승하려는 김대중 정권의 정략에 의해 박정희 기념관이 거액의 국고보조에 의해 건립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위수령과 유신의 가해자들을 포함한 군사독재세력들은 양 김의 분열과 대립을 교묘히 이용하여 한국정치의 캐스팅 보트를 쥔 채 아직도 버젓이 살아남아 한국정치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이 또 있다. 그것은 민주화운동출신의 김영삼 전대통령과 김대중 현대통령이 함께 민주화운동 출신이라는 전력과 달리 사당(私黨)정치, 날치기 통과, 의원 꿔주기 등의 반민주적인 정치 행태를 서슴지 않음으로써 국민들 사이에 정치적 허무주의가 팽배하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민주화운동 경력이 더 이상 존경의 대상이 되기는커녕 조소와 경멸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우리 71동지회는 이 같은 참담한 현실에 대해 민주화에 참여했던 당사자로서 깊이 반성함과 동시에 국민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결의를 표한다.


1. 우리는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당사자임을 자임하며, 정체된 한국민주화의 재도약을 위해 각자 맡은 분야에서, 그리고 집단적 목소리를 통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한다.


2. 우리는 여야 정치권에 당리당략적인 경쟁을 중지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의 민주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


3. 우리는 김대중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반역사적인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 대한 국고지원을 반대하며, 이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한다.


4. 우리는 71년 위수령 발동을 비롯하여 유신 독재, 5 17쿠데타 등 민주헌정질서를 파괴한 낡은 군사독재세력과 부정부패에 연루된 인사의 정계은퇴를 촉구한다.


5 우리는 한국사회의 민주적이고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국민 모두가 지역주의와 증오의 정치 족쇄로부터 벗어날 것을 촉구한다.


2001년 10월 15일


 사단법인 71동지회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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