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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은 돈이 아니라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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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9-11 12:47 조회1,6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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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은 돈이 아니라 마음이다


 임춘식

 한남대학교 행정복지대학원장 



 요새 사회복지시설은 걱정이 많다. 터무니없이 비싼 무 · 배추때문에 김장도 하지 못해 밥상이 매우 싸늘하다. 그나마 연말에 주로 접수되었던 불우이웃돕기 성금마저 뚝 떨어졌다. 그래서 추운 겨울이 벌써부터 무섭다고 말한다.


더구나 12월은 대통령 선거의 여파로 벌써부터 정치·경제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워 국민들은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어느 해 보다도 사랑의 나눔인 “이웃성금”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소외당하고 고통받는 이웃이 없이 모두가 존중받고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런 희망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참여로부터 얻어낼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주변에서 어려운 이웃을 발견하고 이들을 돕는 일에 더욱 더 많은 국민들의 격려와 참여가 있어야 한다. 작은 성의가 모이면 우리 사회가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지려면 소외계층이나 마이너리티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권익을 존중하고 함께 포옹해 가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가진 것을 나누는, 다수가 참여하는 기부문화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첩경이 되는 것이다. 나눔 문화 확산에 국민들의 동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 한국 사회는 기부의 중요성이나 나눔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학교와 사회교육이 필요하다. 돈을 버는 교육은 잘 되어 있으나 바르게 쓰는 교육은 부실하다. 


그래서 나눔의 가치를 일깨워 준 자선은 돈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미국의 한 여자애가 한 말이 오늘따라 새삼스럽게 가슴에 스민다.


2007년 2월 16일, 유엔 사무총장을 사임한지 얼마 안 되는 안난은 미국 텍사스주의 한 정원에서 아프리카의 불우한 어린이들을 위해 자선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자선만찬을 가졌다. 


만찬에는 억만장자들과 사회의 저명인사들이 초대되었다. 그런데 만찬이 시작되기 전 한 노파가 어린 여자애를 데리고 정원의 문 앞에 나타났다. 여자애는 손에 아주 작은 빨간 저금통 한 개를 들고 있었다. 


정원의 경비원은 할머니와 여자애에게 초대장을 보여 달라고 했다. 

“그런 게 없어요. 이 애가 자꾸 오자고 해서 데리고 왔어요.”

 “미안합니다. 초청장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왜요? 여기서 자선만찬을 열지 않아요? 우리도 성의를 보이려고 왔는데 안돼요?” 노파가 아주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손녀 루시가 TV에서 이 소식을 보고 아프리카의 불쌍한 어린이들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면서 자기의 저금통을 들고 왔어요, 난 안 들어가도 괜찮으니 루시만 들어가게 해 줘요.”

 “여기서 자선만찬을 하는 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엔 거물급 인사들이 참석합니다. 그들은 오늘 거금을 기부할 겁니다. 이런 곳에 할머니와 손녀가 들어가는 건 합당치 않은 것 같습니다.” 경비원의 말이었다.

“아저씨, 자선은 돈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하던데요. 안 그래요?” 아무런 말도 없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비원과 할머니만 쳐다보던 루시가 끝내 입을 열었다.

“초대받은 사람들은 돈은 많이 낼 거라는 걸 알아요, 저는 그렇게 많은 돈이 없어요. 이 저금통이 모두예요, 만약 제가 들어갈 수 없다면 이 저금통을 전해줘요, 부탁해요.” 경비원은 그 저금통을 받아야 할지 어쩔지 몰라 망설였다. 

그때 뒤에서 한 노인이 끼어들었다. “그럴 필요 없다. 네 말이 맞아, 자선은 돈이 아니라 마음이야, 너는 들어 갈 수 있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 

인자하고 상냥한 노인은 허리를 굽혀 루시와 몇 마디 주고 받고나서 경비원에게 초청장을 내 밀면서 말했다. “이 늙은이가 이 애를 데리고 들어가도 괜찮겠소?” 경비원은 초대장을 펼쳐보고 나서 냉큼 노인에게 거수경례를 하며 큰 소리로 말했다.

“물론입니다. 워른 버핏 선생!” 


그날 저녁 자선만찬의 주역은 만찬을 개최한 안난도 아니고 미화 3백만 달러를 기부한 워른 버핏도, 아니 8백만 달러를 기부한 빌 게이츠도 아니었다. 


주역은 30달러 25센트를 기부한 여섯 살짜리 어린애 루시였다. 루시는 만찬 석상에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만찬의 목적도 ‘자선은 돈이 아니라 마음이다’로 바뀌었다. 이튿날 미국의 언론들은 이 말을 대서특필했다. 그 때문에 미국의 많은 일반 시민들이 아프리카의 불우어린이들을 위한 모금에 대거 동참했다. 


우리 사회도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실제로 미국의 기부금 규모는 개인 기부자들의 기부금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미국 사회 전체에 기부문화가 굳건하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돈 많은 개인과 기업이 아니라 일반 시민에 의해 기부활동이 지탱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 한국 사회도 자랑스럽게 기부하는 사회적 여건을 서둘러 조성해 내야 한다.[2007-12-21 복지연합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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